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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05. 아르키메데스의 대전 / アルキメデスの大戦

드래곤 사쿠라로 유명한 미타 노리후사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원작의 초반부를 영화화. 이사람 동경대 못갔다 참고로. 원작은 고단샤 영매거진에 아직도 연재중이며 영화 개봉은 2019년 7월 26일, 흥행성적은 19.3억엔으로 상당히 히트한 작품. 주연은 스다 마사키, 에모토 타스쿠, 하마베 미나미에 쿠니모토 준이나 코히나타 후미요 등 연배가 있는 유명 배우도 대량 기용해서 면면은 화려한 편.

 

며칠전에 광복절을 맞은 탓도 있지만 한국인에게는 일단 영화 시작부터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가공전기라고 하지만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군의 군비 증강 계획으로부터 영화가 시작되니까. 

 

해군의 차기 군함 건조 계획을 두고 히라야마 중장이 계획하고 있는 크고 아름다운 거대 전함 계획과  야마모토 이소로쿠 소장이 주장하는 항공모함 계획이 치열하게 대립한다. 야마모토는 미래의 전쟁은 항공기가 주체가 되고 거대 전함은 도태될 것이라고 열을 올리지만 히라야마파는 물론이고 해군 수뇌부도 반 이상은 남자의 로망인 거대 전함에 마음이 기운 상태.

히라아먀는 일체의 자료 공개없이 부당한 견적으로 거대전함 <야마토> 건조계획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야마모토는 민간인인 카이 타다시(스다 마사키)를 해군 소좌로 발탁한다. 카이 소좌는 부하인 다나카 소위와 함께 특별 회계 감사과의 과장으로서 히라야마의 계획안의 허구를 밝히고자 분투한다는 내용인데.. 

 

사실 히라야마도 초거대 전함이 얼마나 허울 좋은 것임을 알고 있었고, 일본의 모든 것을 기울여서 만든 또 하나의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바다에서 가라앉게 되면 일본의 주전파들도 포기하고 패전을 받아들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거대전함을 만들자고 주장하였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무슨 약 드셨길래 이런...

 

전후 인식의 문제이긴 한데 아무래도 일본인이라면 수십년에 걸친 주변 국가에의 제국주의적 침탈이나 급격한 우경화와 사상의 마비에 대한 자성보다는 아무래도 다른 생각이 앞서곤 하는 것 같다. 그것은 <미국과 싸우지만 않았더라면>인데 미국이랑 싸우지 않았으면 동아시아의 대국에 올라설 수 있었는데 아까운 짓을 했다 뭐 이런 느낌. 그러니까 중간에 스톱을 했어야 하는데 쓰리고로 독박썼다는 거. 애시당초 미국이랑 싸우는 거 이전에 깡패짓을 반성해라.

일본의 국력을 자랑할 만한 시기가 미국이랑 무력으로 맞짱뜰 수 있다고 믿을 만큼 기세가 등등했던 대전 초기랑 경제적으로 미국을 이길 수 있다고 막 영화사랑 건물을 사들이던 버블시대 밖에 없는데 두번 다 미국에게 깨진 걸 보면 미국과의 인연은 실은 악연인지도. 뭐 지금은 이제 미국이랑 싸울 생각은 없어 보이긴 한다.

 

나쁘게 생각하려면 여러가지 한계가 보이지만, 긍정적으로 보자면 CG를 활용한 거대전함 씬이나 스다 마사키의 진짜 천재같은 천재 연기 등 칭찬할 부분도 제법 있는 영화. 기실 한국인에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으로 만들어진 일본 전쟁영화라는게 원래 있기는 하던가. 이건 그래도 이 정도면.

 

아름다운 것을 보면 반드시 재야 한다는 계측 페티시를 지닌 주인공 카이 소좌
사실 야마토는 일본 해군이 겁나 애지중지하다 어이없이 굉침한 물건이라 전과라고 할 것도 없다.
열도를 울린 야마토의 침몰
시밤쾅
혹시 가라앉을때 솟구친 물기둥이랑 배의 질량이랑 같아서 아르키메데스? 유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