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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07. 미래를 향한 10 카운트 / 未来への10カウント

 

2022년 2분기 TV ASAHI 전 9화

 

이 남자를 빼놓고 일본 드라마를 얘기하기 어렵다. 언제나 중심에 있었으니까. 롱 바케이션, 프라이드,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 롱 바케이션, 잠자는 숲 등등 얼마나 빠져서 봤었는지. 그리고 최근에 체인지나 신변경호원에서의 다소 지쳐보이는 피곤한 얼굴에 앉은 세월의 흔적을 보고서  시청자로서 나도 얼마나 긴 세월을 함께 했는지를 실감하는 중이다.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 눈물없이는 보기 어렵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해사사하고 예쁘던 얼굴은 이미 고단한 중년 남성의 모습이다. 게다가 배역은 촉망받는 권투 유망주에서 망막 박리로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새로 찾은 인생의 보람이 되어줄 여성은 병으로 급사하고, 그녀가 좋아하던 야끼도리를 생각하며 차린 가게는 코로나로 망해버리고 마니까 불행 삼종세트 쯤 되는 셈.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리다니 정말 세월의 파괴력이란!

 

절망으로 피폐해진 주인공이  모교 권투부의 지도를 맡아 학생들과 함께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간다는 이야기는 지금 드라마화하기엔 너무 밋밋하지 않은가. 덤으로 라이벌 교도 물리치고 전국 대회 진출이라니 이건 딱 9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레트로라기 보다는 그냥 낡았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이 드라마에서 트렌디한 것은 주인공이 코로나로 망했다는 점 정도일 거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설교조 대사는 여전하다. 히어로 때 쿠리우 검사도 꼰대같아 보였는데 지금의 키무라는 연륜이 붙어서 한층 더 꼰대같다. 완주하려면 오그라드는 대사를 참아낼 줄 아는 인내도 필요하다. 애초에 9화가 길게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가 단순한 게 문제인지도. 그냥 키무라가 잘 지내는 지 궁금한 팬들이 보면 되겠다. 피부는 거칠어졌지만 뭐 잘 있더라.

이봐 정말 슬프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