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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16. 카이지 파이널 게임 / カイジ ファイナルゲーム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영화화 제 3탄으로 2020년 1월 10일 공개된 영화. 9년만의 신작으로 스토리도 배경도 이 영화만의 오리지널로 원작자인 후쿠모토 노부유키에 의해 새로 쓰여졌다고 하는데 결과물이 원작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 굉장히 섭섭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흥행수입은 그 해 실사 영화 중 5위에 해당하는 20.6억엔으로 의외로 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후쿠시 소타가 연기한 타카쿠라는 총리 비서로 <그림자 총리>라고도 불리울 정도의 실세 지식인이다. 그는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경제 침체로 어느덧 빈곤국으로 변모한 일본의 현실을 개탄하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 계획을 세운다. 국민의 예금자산을 정부가 임의로 환수하여 대외 부채를 청산하고 화폐개혁을 단행하면 단숨에 부채국가를 졸업할 수 있다는 획기적으로 미친 계획이지만 허수아비같은 정부 대다수 요인들은 이 계획에 만장일치로 찬성한다. 어쩌다 휘말린 카이지는 이 계획이 제애그룹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중지시키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데....  여기까지도 그렇지만 그 뒤도 너무 개연성이 없어서 뭔가 정리가 어려운데 그냥 말이 하나도 안 된다고 보면 된다.  

 

게임이 너댓가지 나오는데 원작에 비해서는 게임의 설계나 승부가 조잡한 편이고, 전체적인 템포나 흐름도 어색해서 만화, 애니메이션 모두 대단한 호평을 받은 시리즈의 마지막이 참 초라해졌다. 원작에서 카이지는 대부분 절대적인 열세에 몰려 찌질한 구석을 보이다가도 순간적인 번뜩임으로 승부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주로 보여줬었는데 영화 속 후지와라 타츠야의 연기는 너무 여유가 있다고 할까. 무슨 일이 닥쳐도 다 생각한 대로라고 얘기하는 비범한 면모를 보인다. 내가 아는 카이지씨는 이렇게 주도면밀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성장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