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하나사키 마이가 잠자코 있지 않아 / 花咲舞が黙ってない
2014년 4월부터 닛테레에서 방송된 안 주연의 연속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등으로 유명한 이케이도 쥰의 동명 소설 시리즈를 드라마화한 것으로 1 시즌은 전 10화 구성. 평균시청률 16% 최종화는 18.3%의 시청률로 그대로 안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시리즈이기도 하다. 시청률에 고무된 닛테레는 바로 후속작을 발표하고 시즌2는 이듬해에 11화로 방송되는데 그 얘기는 다시 나중에.
대형은행인 동경 제일 은행의 지점 감사반을 무대로 안이 연기하는 주인공 하나사키 마이가 차례차례 등장하는 빌런들을 침몰시키는 활약을 그린 드라마로, 처음에는 하나사키 마이만 잠자코 있지 않다가 나중에는 카미가와 타카야가 연기한 소마도 덩달아 잠자코 있지 않는 그런 이야기. 기대받지 못하고 어디서도 무시당하는 부서지만 이들을 만난 빌런들은 전부 재기불능의 피해를 입고 생사의 경계를 헤메게 된다. 은근히 무서운 2인조.
은행에서 일어날 법 한데 은행 속사정을 알 길이 없는 사람들에게 뭔가 기계적일 것만 같은 은행도 사실은 실수도 있고 범죄도 있는 인간적인 장소라는 교훈... 을 준다. 창구일은 하나사키가, 대출일은 소마의 관점을 빌려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만 알 법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이 많은데, 이게 어설픈 추리극 보다 설득력이 있다. 아 그렇구나 하는 느낌으로 은행의 뒷모습을 볼 수 있다. 이케이도 쥰은 은행 경력이 있었던 작가라서 나름 고증은 잘 되어있을 것 같다.
안은 원래 모델 출신으로 키가 174센티에 하이힐까지 신으면 그냥 서있는 것만으로도 위풍당당해서 여기 출연한 모든 남성진을 피지컬로 압도하는 수준. 하나사키 마이의 여장군같은 설정과 정말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던 것 같다. 출근 코디는 그냥 평범한 오피스 룩인데도 프로포션이나 스타일이 발군이라 모델같은 그림이 나온다. 아니 진짜 모델 맞으니까.
잠자코 있지 않는 드라마와는 달리 현실세계의 안은 아버지인 와타나베 켄과 전 남편인 히가시데 마사히로(컨피던스맨의 보쿠짱)에게 더블 불륜 챌린지를 당하는 등 억울한 일도 많았다고.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에선 늘 씩씩한 역할로 나오는데도 왠지 짠한 느낌이 강하다.
2014년 드라마라 그런지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고객 데이터를 자기테이프 매체로 전달하는 걸 보면 이 은행의 미래는 없다고 보는데. 플로피 디스크나 자기테이프 같은 고대유물이 요즘 드라마에도 심심찮게 보이는 걸 보면..
니시노 카나의 We Don't stop을 듣다보니 トリセツ(취급설명서)도 다시 듣고 싶어진다. 카나짱도 이때쯤이 전성기였고 기약없는 휴식기에 들어간 게 벌써 사오년 된 것 같은데. 옛날 생각도 나고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