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

122. 아톰의 도전 / アトムの童

daltokkii 2022. 12. 29. 23:06

제목은 아톰의 아이들이 낫지 않았을까. 한국 제목은 왜 도전일까.

2022년 10월부터 TBS 일요극장으로 방송된 연속드라마. 주연은 야마자키 켄토, 조연은 마츠시타 코헤이와 키시이 유키노가 맡았다. 메인 빌런역은 당초 카카와 테루유키가 연기할 예정이었으나 스캔들로 강판되고 막판에 오다기리죠로 변경되어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평균시청률은 9.6%, 최고시청률은 2화의 10.6%로 그닥 높지는 않았다. 라이브로 시청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기도 하지만, TBS 일요극장이 두자리 수 시청률을 낸 것은 3년만의 일이기도 하다.

 

젊은 천재 개발자인 아즈미 나유타(야마자키 켄토)와 스고우 하야토(마츠시타 코헤이)는 대학시절부터 인디 게임을 만들어 즐기곤 했지만 상업화에는 일절 관심이 없고 공통의 친구인 오가타 코우야와 함께 즐기는 것이 전부였다. 오가타는 둘의 재능이 이대로 뭍히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해 학생 신분으로 게임의 세일즈를 시작하게 되고 끝내 게임계의 거물인 오키츠 아키히코 사장(오다기리죠)에게 게임 판매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사회경험이 별로 없는 젊은 대학생들은 오키츠의 계략으로 개발한 게임의 모든 권리를 잃게 되고, 오가타는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친구의 죽음 후, 아즈미와 스고우는 서로를 불편해하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되지만, 어느날 역시 오키츠에 의해 모든 것을 잃게 된 아톰완구의 젊은 여사장 우미(키시이 유키노)를 만나게 되면서 아키츠와의 재 대결을 준비하게 되는데.

 

드라마 편수가 9화로 길지 않은 편인데 두번 아니 세번은 망하고 재기하는 어메이징한 드라마. 때문에 급하게 망하고 순식간에 재기하는 과정이 몹시 부자연스러워서 갸우뚱하게 된다. 한번만 크게 망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게다가 드라마 속 세계관이 이 세상 상식이 아닌 듯 해서 아스트랄함을 더한다.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는 대신 당사자도 모르는 새 경영권을 빼앗아 다른 회사에 양도한다든지, 외국자본이 5%정도 매입한 주식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을 성공할 뻔 한다든지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마구 일어나는 무서운 세상. 끝내주는 특허를 가지고 있으면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아톰 월드에서는 그런 끝내주는 특허라면 모두와 공유해야 한다는 희안한 가치관을 가진 주주가 대다수인 듯. 당연하지만 수익이 나는 회사라면 이딴 일로 경영진이 교체되는 일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뭐 오너 일가가 단체로 마약이라도 하면 모를까.

 

후반에는 새로운 빌런의 등장으로 피아가 모호해지고 주인공의 생각의 흐름도 따라가기 어렵게 변모한다. 특히 오키츠와의 관계가 그러한데 백번 양보해서 특허를 찾는 게 목적이라고 해도 마지막에는 죽은 코우야가 불쌍할 지경. 

 

당연하게 묘사되는 당연하지 않은 일들이 머리속에서 계속 의문 부호를 키워 나가는 와중 클라이막스는 마지막의 주주총회에서 보여준 데모. 온갖 CG로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회의 <e 파쿠르 저니>는 과연 납득할 만한 물건이었을까. 드라마에서 잠깐 보여주는 소품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보는 사람이 고개를 저을 정도로 만들어 오면 곤란하다구.

 

무튼 야마자키 켄토는 잘못한 게 없다. 잘생겼다. 이건 어른들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 

 

사족이지만 등장하는 게임은 아무리 봐도 피크민이다. 역시 닌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