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몽테 크리스토 백작 / モンテ・クリスト伯
2018년 4월부터 후지테레비에서 방송된 드라마로 원작은 <몽테 크리스토 백작> 혹은 <암굴왕>으로 번역되어 있는 알렉산드로 뒤마의 소설을 현대 일본에 맞게 각색한 내용. 주연은 딘 후지오카, 주요 배역은 야마모토 미즈키, 오오쿠라 타다요시, 아라이 히로후미 등이 출연. 평균시청률은 6.2%, 최고시청률은 8화의 7.4%로 프라임타임 드라마로서는 저조한 편.
원작은 새삼 스토리를 거론할 것도 없는 모든 복수의 원전이자 최고봉. 행복의 절정인 순간에 누군가의 질투로 주인공이 나락으로 떨어진 후 귀인을 만나 큰 힘을 얻고 신분을 숨긴 채 복수에 나선다... 는 신화적인 플롯은 중국의 무협지부터 아침에 방송하는 막장드라마까지 온갖 곳에서 차용되어왔지만 그래도 질리지 않고 사랑받는 치트키가 아니었던가.
실제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소설 사실 보통 긴 게 아니다. 천페이지가 훌쩍넘는 분량을 9화에 전부 때려넣다보니 세상에 이사람들 말고는 정재계에 사람이 없나 싶을 정도로 협소한 세계관을 자랑한다. 그냥 마을에 원수들이랑 자기밖에 안사는 수준의 베리 스몰 월드.. 이긴 한데 그래도 원작의 복수 과정에 필요한 독살이니 출생의 비밀이니하는 부분들이 깨알같이 재현되어 있는 데다가 적에게는 냉혹하지만 자기의 옛 은인을 돕는 가슴 따뜻한 씬까지 다 집어 넣다 보니 내용은 밀도와 속도감이 있어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니까 원작처럼 독서를 포기하게하는 지루한 상황은 없는 편.
클래식의 변주, 그것도 현대적인 해석은 본전 찾기도 어려워 원래 안 하느니만 못한 작업이지만 그래도 이건 여러모로 칭찬할 구석이 있다. 주인공인 딘 후지오카는 이름도 잘 지은 것 같고 인상도 백작에 잘 어울리는 귀족상이라 벤틀리에서 내리면 진짜 현대판 귀족 같다고. 그러고 보면 키시이 유키노도 이 작품에 나오는데 나중에 잘 자라서 천재 과학자가 되고 둘은 나중에 과학범죄대책실에서 만나게 되는 거였나 보다.